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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인테리어] 포스트 석유의 신기루인가 미래의 서막인가, 네옴시티를 둘러싼 5가지 시선
👤 파랄랄 4

**신기루와 혁신의 갈림길, 사우디 네옴시티의 모든 것**

사우디아라비아의 북서부 사막, 총사업비 1조 달러가 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 '네옴시티(NEOM)'가 추진 중이다. 출범 당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 거대 스마트 도시는 현재 전례 없는 찬사와 날카로운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거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네옴시티의 탄생 배경부터 한국의 참여 현황, 그리고 이를 둘러싼 명암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1. 사우디가 사막에 거대 장벽을 세우는 이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무모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핵심 동기는 '포스트 석유 시대'에 대한 생존 위기감이다.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비전 2030'의 핵심 축이 바로 네옴시티다.
현재 사우디 재정의 대부분은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가 친환경과 신재생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석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사우디는 석유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첨단 기술, 관광, 물류 중심의 경제 체질 개선이 절실했다. 네옴시티는 전 세계의 자본과 인재를 끌어모아 미래 산업의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사우디의 야심 찬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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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우디가 주장하는 네옴시티의 3대 장점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가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도시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대안이라고 홍보한다. 그들이 내세우는 핵심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 **100% 신재생 에너지 도시:**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풍력과 태양광, 그린 수소로만 도시를 가동한다. 탄소 배출량 제로(Zero Carbon)를 실현하는 지구상 첫 메가 시티를 목표로 한다.

 * **초효율적 수직 생활권:** 특히 선형 도시인 '더 라인'의 경우, 도로와 자동차가 없다. 대신 지하에 고속철도를 배치해 도시 끝에서 끝까지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출퇴근 전쟁이나 교통정체, 매연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다.

 * **미래 첨단 기술의 시험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하늘을 나는 도심 항공 교통(UAM) 등이 도시 인프라 자체에 완전히 녹아든다. 전 세계 기술 기업들이 규제 없이 신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거대한 샌드박스가 될 전망이다.

 3. 한국의 참여와 냉정한 수주 성적표

한때 '제2의 중동 붐'으로 불리며 국내 건설업계를 설레게 했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실제 참여 비중은 기대보다 냉정한 편이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에 비하면 현재까지의 가시적인 수주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더 라인'의 지하 터널 공사다. 초고속 철도가 지나갈 지하 통로를 뚫는 공사로, 수주 금액은 약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다. 한국 기업의 뛰어난 터널 굴착 기술과 초고층 빌딩 시공 경험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이는 전체 네옴시티 예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심지어 현지에 진출했던 일부 국내 자재 업체(레미콘, 시멘트 등)가 공사 지연과 현지 사정으로 인해 철수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대규모 추가 수주를 기대했으나 사우디의 발주 속도가 늦어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리야드 인프라 공사나 2034 월드컵 관련 경기장 건설 등 다른 프로젝트로 눈을 돌리며 리스크를 분산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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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장벽에 부딪힌 현실, 계획 축소의 원인

"170km를 연결하겠다"던 호기로운 계획은 최근 심각한 현실적 문제로 인해 대폭 수정되었다. 사우디 정부가 공식적으로 완공 시기를 늦추거나 단계를 쪼개면서 사업을 축소 재설계하고 있는 원인은 명확하다.
가장 큰 요인은 '자금 압박'이다. 프로젝트의 자금줄인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국제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가 70달러 선으로 내려앉으면서 사우디의 재정 적자가 확대되었다. 아람코의 순이익이 감소하자 메가 프로젝트에 쏟아부을 돈이 부족해진 것이다.
게다가 기대했던 민간 외자 유치마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로 인해 부진하다. 결국 사우디 정부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선회하여, 당장 돈이 많이 드는 거대 건축물 건설은 미루고 AI 인프라나 데이터 센터, 당장 대형 행사를 치러야 하는 관광 단지(트로제나) 위주로 예산을 재조정하고 있다.

5. 건축가들이 경고하는 치명적인 단점과 비판

세계적인 건축학자들과 도시 공학자들은 처음부터 네옴시티, 특히 '더 라인'의 설계 안을 두고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반(反)인류적 건축"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들이 지적하는 치명적인 단점은 다음과 같다.
```
                  500m 높이의 거울 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상층부] 초호화 펜트하우스, 고급 인프라        |
  |  ---------------------------------------------  | -> 자연광 풍부
  |  [중층부] 일반 주거 구역, 상업 시설            |
  |  ---------------------------------------------  | -> 인공조명 의존도 심화
  |  [하층부] 서비스 인프라, 지하 고속철도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폭 200m 공간

```
 * **빛이 들지 않는 거대한 감옥:** 높이 500m, 폭 200m의 좁은 틈새 사이에 900만 명을 밀어 넣는 구조다. 상층부를 제외한 중하층부 거주민들은 평생 햇빛을 거의 보지 못하고 인공조명에 의존해야 한다. 인간의 정신 건강을 피폐하게 만드는 구조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 **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한 유리 장벽:** 사막 한가운데 170km 길이로 뻗은 500m 높이의 거울 벽은 거대한 바리케이드다. 사막 동물들의 이동 통로를 완전히 차단해 생태계를 단절시키며, 매년 수많은 철새들이 거울에 반사된 사막 풍경을 착각해 부딪쳐 죽는 생태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 **비효율성의 극치인 선형 구조:** 도시 공학적으로 원형이나 방사형 도시는 사방으로 뻗어 나갈 수 있어 인프라 공유가 쉽다. 반면 한 줄로 길게 늘어선 도시는 한 곳의 인프라(급수, 전기, 통신 등)가 고장 나거나 끊기면 도시 전체가 마비되는 취약성을 지닌다. 이동 효율성 역시 원형 도시보다 훨씬 떨어진다.

 * **원주민 강제 이주와 인권 논란:** 건설 과정에서 해당 부지에 대를 이어 살던 '후waitat' 부족 등 원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사법 처형과 구금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유엔(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한국을 포함한 참여국 기업들에게 경고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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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신기루로 남을 것인가, 미래를 열 것인가
사우디의 네옴시티는 인류의 기술적 도약을 보여주는 혁신의 아이콘이 될 수도 있지만, 자금 부족과 설계 결함으로 인해 사막의 거대한 흉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금난으로 계획이 흔들리는 지금, 사우디가 전 세계의 비판을 수용해 얼마나 현실적인 도시로 타협해 낼지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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